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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번역/글

[Thor/번역] 상상 실험

쿠밀 2014. 5. 1. 13:32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


원문: Thought Experiments

글쓴이: Margo_Kim

줄거리: 부츠를 상상해 봐. 가죽과 가죽끈으로 장식 되어있는 부츠 코에 진흙이 들러붙어있다고 상상해 봐. 부츠로 그들의 얼굴을 밟고 있는 것을 상상해 봐. 너도 그들이 누구인지는 알거야. 굳이 누군지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 언제나 존재했으니까. 네 신발굽으로 그들의 연약한 볼을 누르고 있다고 상상해 봐. 그들 눈이 진흙투성이가 된 것을 상상해. 어떻게 흐느껴 울지 상상해 보라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얼마나 지독히도 죄송해야할지 보여주는 걸 상상해 봐.


세계사이의 무의 공간인 이곳에서, 떨어지는 것과 생각하는 것 말고는 할 것이 없었다. 로키는 그 둘 모두를 충분히 즐기기로 했다.

Original published: 2012-11-26

Copyright ⓒ by Margo_Kim





상상 실험

Thought Experiments





written by Margo_Kim

translated by windmill





왕좌를 상상해 봐.


(로키는 그리하였다)


마음속에 왕좌를 지어 봐. 강철이라든지, 황금이라든지, 담비 털, 플러시 천, 깃털, 못들로 지어보라고. 상상력을 동원해. 틀린 대답이란 건 없으니까. 즐기라고.


(세계 사이의 무의 공간인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만한 것이 많이 없었기에 로키는 그 자신만의 재밋거리를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건 그 누구보다도 높이 앉아 있다는 거야. 정점에서. 평범한 의자에 앉아서 다른 모든 사람을 무릎 꿇게 할 수도 있어.


왕좌를 생각해 봐. 그게 네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봐. 아직은 말이야.


거기에 앉지 않는다면 뭘 하겠어? 솔직히 하자고. 뭘 하겠어.




너도 알겠지. 이 모든 건 힘이며, 권력이며, 필요이며, 바램에 관한 거야.


뭔가를 바랐던 적 없어?


네가 그걸 가지질 못할 때면 끓는 것 같지 않아?


너라고 아닌 척 하지 마. 네가 좋다면 그를 괴물이라고 불러도 돼. 신경 쓰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기억해. 항상 기억해. 친애하고 자비로운 왕이여, 네가 괴물들을 학살한다 해서 너 자신도 그 괴물들 중 하나가 아니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라고.


하지만 그게 네가 괴물을 죽이는 이유는 아니지. 넌 괴물이 죽기를 바랐고 그 시체를 보며 비웃고 싶었을 뿐이야.


그들은 한 번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어. 한 번도 결코 좋아하지 않았어. 그가 호의를 받길 바랄 때도, 그러기를 그만두었을 때도, 그들의 증오를 얻었을 때도. 그를 향한 그들의 감정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고 그게 진실이었지. 그게 진실이었어. 언제나 그를 경멸해, 언제나. 그럼 이제 증오를 샀으니,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된 거 아냐? 정당하지 않은 걸 정당하게 했으니까. 그래서 그들은 그를 증오하고, 그래서 언제나처럼 증오할 수 있고. 너도 알겠지만, 이제는 응당한 대가 아니겠어. 누가 알았겠어, 이렇게 뒤틀린 또 다른 자신을 오랫동안 숨길 수 있었는지? 혹은 단순히 또 다른 자신일까? 너무 관대 거 아니야? 진짜 본성이 아닐까? 진짜 영혼이며 마음이며 정신이며, 실재이며 실체이며 형체인 거야. 이게 아스가르드 문화란 겉치장을 벗어던진 진짜 그가 아닐까? 그들은 모르지, 안다고 말할 수 없어. 어쩌면 그럴지도 몰라. 어쩌면. 이게 진실인 느낌이 팍 들지 않아? 뭔가 느끼지 못했다면, 그 수년간을 그를 증오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정말로, 진실로, 이 얼마나 고결한가. 얼마나 지각 있고 생각 깊고 고결한지. 그 자신도 알기 전에 그를 먼저 알아채다니 말이야.




부츠를 상상해 봐. 가죽과 가죽끈으로 장식되어있는 부츠의 코에 진흙이 들러붙어 있다고 상상해 봐. 부츠로 그들의 얼굴을 밟고 있는 것을 상상해 봐. 너도 그들이 누구인지는 알 거야. 굳이 누군지를 생각할 필요가 없어. 언제나 존재했으니까. 네 신발 굽으로 그들의 연약한 볼을 누르고 있다고 상상해 봐. 그들 눈이 진흙투성이가 된 것을 상상해. 어떻게 흐느껴 울지 상상해 보라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얼마나 지독히도 죄송해야할지 보여주는 걸 상상해 봐.




비유를 들어볼까. 여기, 그가 먼저 시작할 테니.


태양과 달이 있듯이 토르와 로키가 있어.


봐 봐, 쉽지? 이건 다 찬란하고 사랑받는 태양이 빛을 내면 그 빛을 어둠을 없애기 위해 달이 훔치고, 어둠은 계속해 계속해 내리누르고 조각만 남을 때까지 먹어 치우기 때문이야. 어쩌면 이번에는 다시는 차오르지 않을지도 모를 때까지. 간단해.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에는, 네가 문장을 맺는 거야.


처음 다음엔 두 번째가 있듯 왕 다음엔- 뭐지?


정답을 알아볼 수 있게 써. 옆 사람 훔쳐보지 말고.


답은, 당연히, 저급한 놈들이지. 무례할 정도로 간단한 답이라고. 그도 알고 있는 거야. 단지 네가 너무 불쾌하지 않았으면 해. 결국엔, 하늘에 태양이 떠 있는 것처럼 명료한 거니까. 네가 지배자가 되느냐 지배받는 사람이 되느냐이니까. 한 사람이 모든 걸 가지게 되면, 남은 사람에게 뭐가 남겠어?


세 번째야:


피에는 가족이 있듯 피에는 피가 있고 또 피가 있고 또 피가 있고


왜냐, 결국엔 중요한 건 그것뿐이거든. 피, 너의 피, 그의 피, 저들의 피, 우리의 피, 한데로 모여 형성된 피 웅덩이가 그의 피부가 파랗게 변할 때까지 익사시킬 거야. 숨을 헐떡거리며 폐가 타들어 갈 때까지.


이 정도면 비유는 된 것 같아. 이제 그가 질려버렸거든.




상상해


상상해 봐


추락을 상상해 봐.


기다림을 상상해 봐.


아무것도 없음을 상상해.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그곳엔 존재하는 게 없지. 너 말고는 아무것도, 그리고 결국엔 아무것도 없이.


자. 그가 널 도와줄 거야.










.











이런 거야. 넌 점이지.


죽는 건가-그는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결코 죽지 않아. 아직은 아니야. 힘 하나 안들이고 죽을 수는 없지. 기술적으로 결코 할 수 없지. 그건, 심장이 심장이 뛰는 것을 절대로 멈추지 않으니까. 어쩌면 죽음으로의 길이 너무 좁아서, 그가 갈 수 있는 길이 그것 뿐이라서 겠지. 피는 계속해 솟구쳐오르고 있으니까.


혹은, 다른 추락을 상상해 봐. 오딘 가문의 몰락을. 네게도 균열이 보이지? 황금에 간 균열이? 왕좌에 얼간이를 앉혀놓은 게 보이지? 그리고 궁전이 붕괴하며 아무것도 남지기 않고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무것-


그는 여기서 패배한 게 아니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빙 둘러서 가는 거뿐이야.




단검을 상상해


(아무것도 안 하겠어?)


빨갛게 물든 것을 상상해


(아무것도)


그들이 비명 지르는 것을 상상해


(정말 지독히도 죄송하겠지)


네 왕좌를 상상해


(내거야.)





미쳤냐고? 그건 질문이 아니지. 미쳤는가 아님 그냥 제정신인가, 혹은 모두가 미쳤을 때 그 혼자만 아주 깊숙한 곳에서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가.


형제여, 아들이여, 가족이-아니야, 이제는 그 누구에게서도 그가 해당하는 건 없지. 너도 알잖아, 안 그래. 그를 끔찍한 이름들로 부를 괴물들을 그가 죽였어. 그가 그들을 죽였어, 그가 죽였어, 그가 그가 그가 그는 이제 원하는 대로 자유야. 자유가 되어 새롭게 태어났지. 피와 무(無)에서 태어났어.


오딘슨을 버려. 그건 언제나 그의 혀에서 무겁고 독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으니까.-로키 오딘슨, 아니야, 틀렸어, 완전히 잘못됐어. 이렇게나 그 이름이 잘못되게 들리는데 그들이 그를 증오했던 것도, 증오하는 것도, 증오할 것도 당연해. 라우페이슨도 이미 치워 버렸지. 라우페이가 라우페이슨의 손에 죽어버렸잖아. 이 공적과도 같은 의절을 하지 않았다 해도, 뭘 해야 할지 몰랐을 거야.


그는 로키야. 단순히 로키였고 앞으로도 로키일 거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그를 묶는 혈연관계가 사라졌으니, 그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지 보라고.


결국엔 그것이 이 추락의 비밀인 거지. 너도 알겠지, 마침내 너도 알았을 거야. 이렇게 옳게만 생각한다면, 넌 지금 날고 있는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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