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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기타

[Novel] 토르 주니어 소설

쿠밀 2017. 12. 10. 17:20

※ 영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구매: 아마존



토르 2와 3 주니어 소설이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데, 1은 안 올리는 게 이상해서 올림. ㅋㅋㅋㅋ 아 근데 토르 1 주니어 소설이 가장 재밌음. 반쪽짜리 스토리지만, 토르를 제외한 사람들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그 다음 생각들이 궁금해서라도 다 읽게 됨. 작가님의 캐릭터 묘사도 넘 좋고....


후편이랑 달리, 토르 1에는 부제 달려 있어서 그 장마다 화자로 삼는 인물들이 다 다름. 1장 오딘, 2장 로키, 3장 볼스타그, 4-5장 제인. (총 플로로그 에필로그까지 7장으로 구성되어있음)


1 장 아버지신의 두려움

오딘이랑 프리가의 대화를 시작으로 챕터가 시작되는데, 이 둘이 자식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드러나서 넘 좋음. 특히 오딘이 토르를 마냥 준비된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화에서는 꼭 '휴 쟤는 완벽히 준비된 사람이야' 삘이 강하게 느껴졌었는데... ㅋㅋㅋ

(...)몇몇 이들은 토르가 몇 년 전에 왕좌에 올랐어야 했다고 주장했지만, 오딘은 기다리는 것이 이득이라 보았다. 그는 아들이 제 발자취를 따라오기를 원했으며 제 아버지의 발자취 또한 따르길 원했다. 아스가르드를 안전하게 수호하고 전쟁에서 자유로운 길을. 그러나 토르는 그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는 충동적이었고 흥분하기 쉬웠다. 여전히 인내의 중요성에 대해 배울 것이 많았다. 아, 그러나 오딘에게 가르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그는 날이 갈수록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곧, 그는 오딘 슬립에 들어가야만 했다.(...)

이거 보면, 이보시오, 오딘 그냥 아들 둘에게 세워놓고 내가 말이다 오딘 슬립에 들어가게 되니라. 그러니 토르 너에게 주어지는 왕관은 단지 네가 왕위에 오를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아스가르드를 안전하게 수호하는 데 그 힘을 다하라는 뜻이며, 로키 너에게 주어지지 않는 왕관은 너를 왕위에 오를 자격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누구보다 토르가 엇나가지 않게 감시하고 그리면서 도와주라는 뜻이다. 이렇게 먼저 얘기했다면... 이정도로 사단 나지는 않았을 터... 라고 싶지만 사실 오딘은 로키를 넘넘 어려워하는 게 보인다고... ㅋㅋㅋㅋㅋㅋ 에라이.

(...)"그가 준비된 것 같소?" 오딘은 깊은 감정을 담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그를 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토르는 제 아버지의 지혜를 지녔잖아요." 하고 말했다. 그녀는 그가 이것을 듣고 싶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딘의 표정은 여전히 근심 가득 했기에, 이렇게 덧붙였다. "혼자가 아니잖아요. 로키가 그 애 곁에서 조언을 줄 거예요."

그녀는 일어나 남편에게 다가갔다. 로키는, 그들의 막내는 그들 사이의 긴장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였다. 오딘은 항상 토르를 총애했다. 토르는 오딘처럼 전사였다. 그러나 로키는 아니었으며, 그렇기에 막내는 프리가 여왕과 더 많은 유대를 쌓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것은 좋은 균형이 되었다. 로키는 토르와는 정반대였다. 조용하고, 생각이 깊으며, 기꺼이 그늘에 머물러 기다릴 줄 알았다. 그녀는 오딘이 형제가 함께할 때의 이로움을 보기를 바랐다.(...)

전사랑 전사 아닌 사람이랑 그렇게 차이가 큰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왕의 재목은 아니었을지 언정 애들 차별은 하지마라고 오딘... 아버지신...


2 장 스며드는 냉기

아 작가님 진짜 묘사가 대단한 게, 로키 파트 들어와서는 죄 '로키가 말했다'가 아니라 '로키는 들었다'라는 묘사가 주를 이룸. 진짜 보면서 감탄했다. 로키는 어디든 어떤 상황이든 일단 듣고 있음. 이게 다들 저를 주목하지 않아서도 있지만, 그걸 역으로 이용해서 잠잠코 듣고 있다가 기회를 노리는 캐릭터라는 걸 넘 잘 그려주심

몇 분만 있으면, 위대한 토르는 아버지를 계승해 아스가르드의 새로운 왕이 될 터였다. 그가 좋아 했던 대로, 모든 이목은 그에게로 갈 터였다. 아무도 토르의 동생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아무도 로키를, 트릭스터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게 바로 로키가 좋아했던 방식이었다.

로키는 두꺼운 커튼 뒤로, 화려한 아스가르드의 알현실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현재로는, 조용했다. 곧 저 공간은 아스가르드의 많은 군중으로 가득 차겠지만, 지금은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로키뿐이었다. 그는 머리에 커다란 헬멧을 쓰고 있었는데, 숫양의 뿔처럼 두 개의 뿔이 꺾이듯 올라가 있었다. 가장 좋은 옷을 입었고, 특색인 초록빛 망토를 두르고 있었다. 그는 침묵에 젖어 들며 잠시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복도를 걸어 내려가 오딘 앞에 무릎 꿇고, 아스가르드 왕좌에 오르는 저를.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를 향한 우레같은 박수 소리와 자랑스러움으로 빛나는 어머니를 상상했다. 통치할 준비가 된 저를.(...)

이거 보면서, 어라 어라 싶은 게. 다크 월드에서 그 삭제씬. 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다크월드에서는 잘 잘려나갔다고 생각하지만, 그 장면이 천둥의 신때 들어가 있으면 그것도 나름 좋았을 터. 아 근데, 왜 하필 숫양의 뿔 같다고 묘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보통 숫양하면 신화에서 헤임달이랑 엮이던데...

이 뒤에 토르랑 로키 어휴 아주, 대체 몇년 묵은 형제애인지 알 수는 없으나(다크월드에 따르면 수명은 대략 5천 살인데, 그 중에 왕자님들은 얼마를 사셨나????) 둘 사이 기류가 장난 아님. 특히 로키가 묘사하는 토르 무모하지만, 너무 완벽하다 못해 황금빛이 뿜어져 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커다란 발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공상을 지워버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의 형은 기다랑 홀을 성큼성큼 걸어 그에게 왔다. 그는 아스가르드의 가장 키 큰 사람보다 크며, 가슴은 떡 벌어졌고 어깨는 똑발랐다. 토르는 묠니르를 손에 든 채 걸어왔으며, 긴 붉은빛 망토가 그 뒤로 펄럭였다. 심지어 토르의 헬멧은, 태양광에 빛나는 날개와 찰랑거리는 금빛 머리와 완벽히 어울리는 모습에, 로키의 것보다 더 강렬해 보였다.(...)


(...)그러자 로키의 말에 대답하듯, 방 안에는 박수 소리가 폭발했다. 알현실의 정반대 끝자락에 망치를 머리 위로 높이 치들고 서 있는 사람은 로키의 형이었다. 아스가르드의 미래의 왕, 위대한 토르.

토르가 오딘 앞에 무릎 꿇는 것을, 지켜보는 로키의 표정엔 읽을 수 없는 것이 떠올랐다. 오늘이면, 모든 게 바뀔 것이다. 좋은 쪽인지 나쁜 쪽인지는, 그도 말할 수 없었다. 토르는 좋은 왕이 될 것인가? 현명한 왕이? 그게 아니라면 성급하고 어리석은 왕이 될 것인가? 로키에게는 토르가 준비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은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는 다른 이들을 귀담아듣지 않으며 성급하게 판단을 내렸다. 이런 지도자 아래 아스가르드는 덕을 보게 될까? 지금 그가 지켜보는 가운데, 오딘이 그의 아버지가 수천 년 전 읊었던 말을 똑같이 읊었을 때, 로키는 토르가 왕처럼 보인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근데 로키 파트 읽다보면, 정말 전사와 전사아닌자로 이분됨. 토르가 로키의 악의를 추호도 생각지 못한 이유는 그냥, 로키가 장난 치기를 좋아하는(로키가 일부러 그렇게 보이도록 유도한 탓도 있지만) 트릭스터라 그럼. 특히 왕위에 오를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게 으흠... 그리고 로키가 아버지의 인정을 바라고 또 바라고 있는 거 넘 눈물남. 오딘 좀 둘째 아들 열심히 봐주라... 로키가 생각하는, 토르를 대하는 오딘의 태도는 토르가 무얼 저지르든 항상 용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토르를 향한 자랑스러움이 저를 향하지 않는 것에 격통을 느끼고. 아이고 아이고...

어쨌든 개인적으로 웃겼던 점은, ㅋㅋㅋㅋㅋㅋ 다들 로키 으음 저저 로키 자식. 하면서도 꼭 토르 말릴 때마다 다들 한번씩 눈으로 야 니 형 좀 말려봐 이런다는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다른 건, 사실 토르 트릴로지의 모든 이야기 전개는 헤임달이랑 로키의 기싸움에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싶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봐 니들이 기싸움만 안 했으면, 토르의 추방도 애초에 없었을 거며, 혹은 다크 월드에서... 어..., 라그나로크에서는 일언반구도 없다가 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로키 바이프로스트 타는 거 싫어한다는 묘사 보면서 이거, 마지막 장면 암시하는 거 아닌가 싶고. 근데 너무 생생한 묘사라 그 무의 공간 속에서 두려움에 떨었을 로키 상상하니 괴롭...

(...)로키는 바이프로스트로의 여행이 싫었다. 포털이 빨아들이고,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떨게 하는, 갈기갈기 찢으려 드는 그 방식이. 렐름 사이를 빨려 들어갈 때의 그 충격과 추위. 바이프로스트가 닫힐 때, 어쩌면 다시는 열리지 않아 집에서 한참을 떨어진 곳에 갇혀 버릴지도 모른다는 그 사실들 때문에. 그러나, 그에겐 다른 선택 사항이 없었다. 계획에 이미 시동 걸렸으며, 이 여행은 그 일부분이었다.(...)

아 그리고 이 파트에서 재밌던 점은, 토르와 로키, 워리어스 쓰리, 그리고 레이디 시프가 요툰헤임으로 향할 때 단순히 파워 워킹만 한 건 아니었다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 망쳐진 대관식 다음날까지 계획을 논하며 철저히 준비하고, 궁전의 하인들 일부만이 아침을 여는 준비를 할 때 몰라 빠져나와서 무지개 다리까지 간 것. 전날 마구간에 장비 다 갖다 놓고... 애들이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긴 건 이 계획에 머뭇거리던 워리어스 쓰리랑, 레이디 시프 설득하던 토르 ㅋㅋㅋㅋㅋㅋㅋ와 그 옆에서 이 미친 계획을 결국 막지 못했다고 한숨 쉬는 로키.


그 외 다음장들 넘 재밌고, 제인이 토르를 보면서 '세상에, 내가 모델을 쳤잖아, 완전 끝장났다.'라고 생각하는 거 보며 터지곸ㅋㅋㅋㅋㅋㅋ 아니 이게 그 첫눈에 반했다는 건갘ㅋㅋ 영화 볼 때도 그랬지만 역시 웃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중에 토르는 위에 떠있는 태양 하나와, 파란 하늘을 보며 지구는 것을 추측해냄... 와 진짜 내가 제인같았어도 여기서 어머어머 이 수수께끼 가득한 남자는, 이 모델은... 할 것 같닼ㅋㅋㅋ


아 진짜 토르 주니어 소설 중에는 가장 재밌고, 영화 떠올리면서 읽으면 색다른 맛도 느끼게 됨... 토르가 arrogant 해도 상황 판단할 줄 알며, 단순히 제 분에 못 참아 그러는 것도 아니고 아스가르드에 정말 충실하다는 점도 있고... 무엇보다 오딘이랑 프리가가 아들들 문제에 언제나 부딪히며 그래도 타협을 찾고 생각하고 있는 점들이 참 좋더라. 영화에서는 너무 둘을 안 그려서, 정말 로키 말마따나 토르가 무얼하든 응응 그래 니가 다 맞아로 그러져서, 캐릭터의 생동감이 거의 없었지... 그래서 토르의 변화도 극적으로 보이지를 않아서... 어... 당황하게 됨 그래서 내 경우에는 되레 로키에게 아이고 로키야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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