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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Curtain Call
글쓴이: Lise
줄거리: 그들은 어리지도 않았으며, 그 자신과 동생 사이에 있던 콘크리트는 산산이 조각나고 그 마지막 조각을 로키가 던져버렸기 때문에, 토르는 그를 힘껏 잡아당겨도 로키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글쓴이 주: "We are the whirlpool, we are the reef" 이걸 썼잖아요? 그래서 말입니다, 음 내가 토르를 죽인다면, 같이 로키도 죽여야 될 거 아니에요? 그렇죠? 그래서 나온 겁니다.
Original published: 2012-06-12
Copyright ⓒ by Lise
커튼 콜
Curtain Call
written by Lise
translated by windmill
그가 로키에게 다가갔을 때는, 이미 한참이 늦은 뒤였다.
그는 잠깐 다르게 생각했다. 로키의 웃음소리를, 어렸을 때 연습 시합에서 진 뒤 항상 내던 부드럽고도 지친듯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곳에 잠깐 누워, 끙 앓고는 거친 웃음소리를 내며 말할 거라 생각했다. "아, 잘했어. 이번만은 패배를 인정할게, 형. 하지만 다음은-"
그러나 이번은 없었다.
그들은 어리지도 않았으며, 그 자신과 동생 사이에 있던 콘크리트는 산산이 조각나고 그 마지막 조각을 로키가 던져버렸기 때문에, 토르는 그를 힘껏 잡아당겨도 로키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았다. 무엇이 그를 공격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 토르는 그 흔적을 놓쳤지만, 찾아야만 했다. 찾아서 - 로키의 가슴팍에 피투성이의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 놓았으며, 토르가 바라볼 때마다 로키의 웃음소리는 기침 소리로 바뀌며 공중에 붉은 방울을 흩뿌리고 있었다.
로키의 눈동자가 가볍게 옆으로 구르더니 그를 발견하였다. 눈동자는 유령같이 창백한 얼굴에 너무나도 빛났으며, 피투성이의 입술은 그 끝을 휘어 소름 끼치는 웃음을 만들어냈다. "아." 그는 (가슴이 잘게 조각나) 팽창되지 못한 허파 탓에 가늘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너로군."
토르는 목이 메려는 것을 느꼈다. "로키." 그는 몸을 강제로라도 움직이려고 했다. "너- 우리가-"
로키는 다시 웃었다. 그러나 더는 그 소리는 부드럽게 들리지 않았고, 어딘가 쉬고 부서지고 끔찍하며 거친 소리를 냈다. 그는 눈을 서서히 감았다. "오, 제발." 그 목소리는 점점 더 가늘어지고 조용해졌다. "눈물 나는 작별인사는 그만두자고. 빠르든 늦든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야." 큰소리로 외치며 토르는 로키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손을 뻗어 잡은 동생의 손은 자신의 손에서 축 늘어졌다. "내가 치료사를 찾을 거다, 우리가-"
로키의 눈이 살짝 뜨이더니, 다시 파르르 떨며 감겼다. "넌 언제나 고집 센 멍청이였지." 이상하리 마치 다정하게 말했다. 핏방울은 로키의 입술 새로 일더니 터졌다. "뭐," 목소리는 점점 더 사그라졌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그는 한 번 몸을 떨더니, 그렇게 죽었다.
로키의 몸은, 토르가 생각하기에는, 무척 가벼웠다. 마치 그는 살보다는 말들로 이뤄진 것처럼, 그의 말들이 모두 사라지자 그곳엔 아주 적은 것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팔로 로키를 감싸 가슴팍으로 그를 끌어안았다.
"오." 누군가 그의 뒤에서 말했다. "오 맙소사." 토르는 갑작스레 흐려지는 마음을 비우려, 정신을 다잡으려 했다. "토르, 저, 토르-"
"내 동생이 죽었어." 그는 텅 빈 목소리로 말했다. "로키가… 죽었어. 나는 어떻게 된 건지도 모르네…" 그는 알고 싶었다. 어떻게 된 건지 누가 그랬는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분노로 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그놈들을 때려눕힐 수만 있다면, 감히 이런 짓을 한 녀석들을 기억보다 작게 눌러 부술 수만 있다면-
(분명 내 탓이다, 혹은 제 친구라던 사람이라면.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을 수도 있어.)
어디선가 그를 향한 로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언제나 그게 네 해결책이지, 안 그래. 부드러우면서 즐거워하는 로키의 목소리가 들렸다. 때리는 거 말이야. 모든 게 네겐 싸움이고, 팔을 휘둘러 쟁취해야 할 것이지. 토르는 억지로라도 마음을 현실로 되돌리며 정신을 다시금 다잡았다.
쉴드 동료들이, 지구의 어벤져스 멤버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들은 무어라 말없이 그를 쳐다봤다.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는 것도 당연해, 토르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에 따른 비통함이 그를 일깨웠다. 그들에겐, 로키는 미치고 위험하며 멈춰야 할 위협적인 존재였다. 그들은 한 번도 로키가 새로운 퍼즐을 풀고 난 뒤 짓던 밝고, 솔직한 웃음을 보지 못했으며, 눈썹을 그러당긴 채 책에 머리를 박고 완전히 빠져든 모습을 보지 못했고, 그들이 나란히 서서 빠르고 기발하게 싸우는 모습을, 마치 자신의 연장선처럼 싸우는 모습을-
로키는 정말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토르가 느끼기엔 이렇게 저항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그를 붙잡고 있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러지 않았으면, 차라리 로키가 발버둥 치고 싸우며 증오에 찬 채 소리 지르며 살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토르… 정말 유감이야."
스티브였다. 말을 건네며 토르의 팔을 가볍게 붙잡은 사람은 스티브였다. 표정에는 동정 어린 시선이 서려 있었다.
"난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어." 토르는 느리게 말했다. 빠르든 늦든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으니까. 로키는 그리 말했지만, 토르는 알지 못했고, 동의하지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리고 로키는 자신에게 묻지 않고 그런 결정을 내려서도 안 되었다. "나는 이런 걸 원한 게-"
그는 제 가슴팍에 머리를 기댄 로키를 내려다보았다. 조용했으며. 죽어있었다.
로키는 항상 (짜증 내며, 불만스럽게, 걱정스럽게) 그 치기 탓에 토르가 죽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게 우리가 맞이할 것이겠지." 그는 손을 크게 휘저으며, 자신의 난감함을 그리듯 빠른 손놀림으로 말했다.
"내가 어떤 위험에 빠져도, 네 말솜씨로 날 꺼내 주리란 걸 알아." 토르는 진심을 담아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설령 그런 일이 생겨도, 네가 죽음마저도 날 풀어주도록 설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토르는 로키와 같은 말솜씨를 지니지 않았다. 말은 그의 혀를 타고 쉬이 유창하게 흐르지도 않았다. 설득은 그에게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로키라면 몇 가지 속임수를, 빠져나갈 방도를 생각했을 테지만 - 토르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떠올릴 수 없었다. 아스가르드로 로키를 데려가야 하나? 로키는 그곳에서 범죄자였으며, 그를 사랑하는 이는 극소수였다. 로키는 조금 더 걸맞은 대우를 받아야 했다… 격식을 차리고, 그의 죽음을 기억할 만한 뭔가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과연 누가 아스가르드의 왕자에게 알맞은 장례를 마련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말인가, 자신의 동생에게 알맞은 것을? 그의 정신이 둔하고 느리게 회전했고, 그것은 로키가 언제나 그를 그리 칭하듯 멍청하게만 느껴졌다.
그의 친구들이 자신의 주변을 불안해하며 서성거렸지만, 가까이 다가오지도 못했다. 토르는 그들의 동정 어린 중얼거림을 거의 알아채지도 못했다. 스티브가 조심스레 그에게 얘기하려 했고, 그 목소리는 부드럽고 조용했다. "내겐 동생은 없지만". 하고 말했다. "많은 사람을 잃은 적은 있어. 그리고 설령… 그가 무슨 짓을 했는지 상관없이, 그는 언제나 너의 동생이었어. 정말로 유감이야."
그는 한 번 로키의 죽음을 슬퍼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는 다시 한번 슬픔에 잠겼다. 그가 로키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자신의 가슴속에 느껴지던 기쁨은, 로키가 저지르는 행동에 비탄으로 무뎌져 있음에도, 고통스러웠다. 잃은 게 아니야. 그는 그리 생각했었다. 함께 할 또 다른 기회를 얻은 거야. 그리고 지금…
아마도 그는 계속해 로키를 잃을 수밖에 없는 듯했다. 자신의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나가는 그를 보며, 자신이 그것을 막을 만큼 충분히 세게 쥐고 있지 않았던 것처럼.
그는 로키가 웃고 있는 꿈을 꿨다. 창백하고 피투성이에 구멍이 난 채 자신의 앞에 서 있었다. "대단한 장난이었어, 안 그래?" 하고 그는 가볍게 말했다. "내 생각엔, 제일 최곤 것 같군." 토르는 자신의 혀가 입안에서 붓고 딱딱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목 밖으로 내뱉고 싶어 하는 말들을 가로막는 것 같았다. 로키는 저를 향해 가늘고 날카롭게 히죽거렸다. "아직 알아내지 못했나 보네, 나의 형님?"
"난 이 게임이 싫다." 토르는 겨우 소리를 냈지만, 그마저도 목이 막히고 가빴다.
"오." 로키는 소름 끼칠 만큼 정답게 말했다. "넌 좋아했던 적이 없지." 미소는 바뀌고, 눈동자는 애수에 잠긴 채 빛났다. "토르. 가장 사랑하는 토르. 기억하고 있어?"
"기억하다니 뭘?" 토르는 물었다. 로키는 머리를 기울였다. 드러난 목선은 길게 뻗었고 품위를 더했다.
"모두." 그가 조용히 말했다. "그거 알아? 때때로 내가 여기에 있기라도 했는지 궁금해한다는 걸? 난 항상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았어. 마치 내가 여기 존재하지 않게 된다 해도 아무도 보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야."
"로키." 토르가 말했다. "동생아." 그러자 로키는 다시 웃었다. 머리를 뒤로 젖히고는 눈을 슬쩍 감았다. 그런 그는 어려 보였다.
"너도 이해하게 될 때는." 그가 말했다. "웃게 될 거야."
결국에는, 미드가르드에서 보트 한 척을 찾아냈다. 전통방식은 아니었지만, 그건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으며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로키는 가진 것이 별로 없었으며, 그의 주위를 에워쌀 부와 재산도 없었다. 토르는 수리검을 찾아 그의 곁에 올려 두었다. 또한,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말없이 토니가 건넨 몇 권의 책을 곁에 같이 두었다. “저게 만약… 어디로든… 가지고 있는 것들도 같이 가는 거라면." 토니는 토르가 쳐다보자 그리 말했다. "마법서나 그런 건 아니지만 말이야, 재미는 있으니까."
그들은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배를 출발시켰다. 토르는 물속을 헤치고 나아가 배에 직접 불을 붙였다. 그는 배를 바라보며, 임시로 만든 동생의 관이 불 속에서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의 친구들은 해변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가만히 있었다. 그들의 걱정과 슬픔은 자신을 향한 것이며 로키를 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되는 것이었다. 토르에겐 세상이 있었지만, 로키에겐 토르만이 있었다. 그러지 못할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야겠어." 그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헤임달이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그래도… 어머니가. 그 누구보다도, 어머닌 항상… 어머니와 로키는 항상…" 목소리는 부서졌다.
아스가르드에서, 프리가는 눈물을 흘리고 있을 것이며 오딘은 침묵을 지킬 것이다. 바라보는 곳마다 로키를 기억나게 할 것이다. 아스가르드에서, 그는 이제 로키를 집으로 절대 데려올 수 없다는 사실과 다시는 그 곁에 나란히 설 수 없다는 것을, 그의 웃음소리를 듣거나 간교한 말조차 들을 수 없다는 것을 토르가 잃어버린 그 이상으로 마주해야 할 것이다.
밝은 눈을 지닌 로키는, 말솜씨가 뛰어난 로키는, 그렇게 정말로 가버렸다.
언제나처럼 그의 시야 끝에 로키가 스쳐 갔다. 토르는 때때로 이렇게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이 정교한 장난이었고, 언젠가 로키가 자신의 앞에 서서 웃으며 토르, 정말로 이 내가 그랬으리라 생각한 거야… 시험일 것이라고. 마치 어릴 때 누가 눈치를 챌지 보기 위해 사라졌던 것처럼, 다른 사람의 호의를 어떻게 믿어야 할지 몰라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은 긴 형벌일지도 몰랐다, 토르의 사랑이 어디까지인지 그리고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한…
언제나처럼 로키가 거짓말쟁이라 해도, 그럼에도 토르는 그들의 끝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를 절대로 납득시키지 못할 것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