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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번역/글

[Thor/번역] 인간

쿠밀 2013. 12. 6. 01:12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


원문: Human

글쓴이: TheGreatCatsby

줄거리: 로키는 형벌로 인간이 되었다. 이것은 또다른 거짓이었다.

Original published: 2013-05-21

Copyright ⓒ by TheGreatCatsby





인간

Human





written by TheGreatCatsby

translated by windmill





오딘의 형벌은 결코 창의적이지 않았지만, 언제나 효과적이었다. 그는 로키의 힘을 모조리 빼앗더니, 미드가르드 연합인 실드와 협정을 맺은 후 로키를 지구로 보냈다.


쉴드는 그에게 아파트와 은행 계좌, 로키 라우페이슨이라 적힌 신분증을 주고는 인간이기에 그가 사회에 위험하지 않을 거라 여겼다. 하지만 틀렸다. 로키가 신이기에(였기에) 위험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생각할 수 있기에, 그리고 위험하게 생각할 수 있었기에 위험한 것이었다.


그는 땅에 닿자 웃었다. 쉴드의 요원들이, 그가 죽였다고 생각했던 콜슨 요원을 포함한 그들이 그에게 아파트를 주고 그곳에 내버려 두었을 때도 그는 웃었다. 문이 쾅하고 닫기며 이 새 삶에 혼자 남겨질 때까지 그는 계속해 웃었다.


로키는 웃음을 멈추고 불을 켰다. 인간들의 기술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는 알고 있었다. 그는 화장실로 가 거울을 바라봤다.


그의 피부는 새하얗고, 머리는 너무 길며 피부에 비해 너무 검었다. 눈 역시 너무 커 보였다. 그는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를 느꼈다.


그리고 이것 또한, 거짓이었다.


그는 마른 손과 너무 짧은 손톱을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약장에는 면도칼이 있었다. 그는 그것을 꺼내어 팔에 갖다 댔다. 그러자 피부 표면과 가장 가까운 혈관을 타고 피가 뚝뚝 떨어졌다.


그는 거짓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 거짓된 피부 아래에서 그 자신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아스가르드의 로키인지, 언제나 경멸하는 요툰의 파란 로키인지. 하지만 그 어느 쪽이라도 이 나약한 인간보다, 모든 거짓 중에 가장 끔찍한 이것보다 나을 것이었다.


그는 피부를 타고 쏟아지는 빨간 것을 지켜보았다. 모든 것이 빨갛게 변하다 검게 바뀌었다.


**


쉴드는 지켜봤다. 그들이 내내 지켜보았기에, 로키가 깨어났을 때 그는 병원에 있었다. 정맥에 튜브가 삽인 된 채 있는 그를 치료사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미칠 듯이 날뛰는 심장 박동과 호흡하는데 어려움, 핏자국이 묻은 붕대가 감긴 팔에서 느껴지는 고통으로 그는 자신이 여전히 인간임을 알았다. 그리고 그 자신이 아님을 알았다.


콜슨 요원이, 인간임에도 죽음을 피한 인간이 그곳에 있었다.


"거짓말이야." 로키는 헐떡거렸다.


"당신은 죽을 뻔했습니다." 콜슨은 침착한 목소리와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말했지만, 로키는 그가 다른 인간들처럼 긴장했음을 알았다.


"너." 로키는 말하려 했다.


"왜 그랬습니까?"


"넌 죽었어."


"보다시피, 죽지 않았죠." 콜슨이 그에게 말했다. "그저 정말로 위험한 부상이었을 뿐이죠. 몇 안 되는 실드 요원만이 제가 살아 있단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왜 그랬습니까?"


"이 피부는 거짓이다." 로키가 말했다. "이 몸은 내 것이 아니야."


"지금은 당신 것입니다." 콜슨이 말했다.


"왜?" 로키는 갑작스레 그의 안에서 들끓는 것을 느꼈고, 목소리는 커지더니 이성을 잃은 것처럼 들려왔다. "왜 이 몸이 내 것이어야 하는 거지? 한 번도 나의 것이었던 적 없었다. 언제나 거짓이었어. 그런데 그 거짓을 진실이라 믿고 살았는데, 그 몸을 빼앗더니 또 다른 거짓으로 바꿔서는-"


"로키."


"-난 돌려받고 싶어!" 로키는 숨이 차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뛰었으며, 그는 이 약함에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이건 그가 아니었다.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콜슨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지금 당신의 삶입니다. 사는 법을 배우십시오."


"거짓에 둘러싸여 사는 걸 네가 뭘 안다고?" 로키가 물었다.


"전 비밀 요원이거든요," 콜슨이 말했다. "그러니, 많이 알죠."


그러고는 그는 떠났다.


로키는 심장 감시장치를 지켜보다 순간 오딘과 토르가 무얼 할지 궁금해졌다. 만약 저것이 그냥… 멈춰버린다면.


**


"전 못할 것 같아요."


그다음 로키가 깨어났을 때, 그는 목소리들을 들었다. 다행히, 그것들은 진짜였다.


"할 수 있어." 두 번째 목소리가 말했다. "별로 어렵지 않아. 날 믿으라고."


"네, 하지만 보세요. 지난번 대화했을 때 전 다른 놈으로 변했었잖아요."


"그래, 지난번 대화했을 때 저놈은 날 창밖으로 내던졌지. 그래도 클린트보다는 나은 거라고 생각해."


로키는 눈을 뜨자 보이는 브루스 배너와 토니 스타크의 존재에 놀랐다. 배너는 그 괴물이 아니었지만, 언제라도 바뀔 수 있었다. 그러면 로키의 뼈는 죄다 부서져 피부 아래에서 조각나 심장을 찌르게 될 것이었다.


"깨어나서 다행이군." 토니가 말했다. "네가 목숨을 끊으려 했단 건 들었어. 하지만 이봐, 인간이 되는 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당신의 문제를 제가 맡기로 했어요." 브루스는 덧붙여 말했고, 모든 것이 미안한 일인 양 소리 냈다. "당신의 의사로서 말이죠."


"내 치료사라고?" 로키가 묻자, 브루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로키는 그를 쳐다봤다. "넌 뼈를 부러뜨리지, 치료하진 않아."


"실은, 치료하기도 해요. 다른 것들도 하고요." 브루스는 말했다. "쉴드는 제가 당신을 제자리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신과 의사도 붙여주고 싶어했지만, 그건 우리끼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토니는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저는 잘못된 몸에 있단 게 어떤지 조금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말해봐요. 우리 둘 다 나타샤보다 괜찮을 거예요. 그건 당신도 그렇게 느낄 거고요."


"호크도 좋지," 로키는 너무 말라버린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토니와 브루스는 근심스러운 표정을 주고받았다. "클린트는 널 싫어해." 토니가 마침내 말했다. "너랑 얘기하게 되면, 네가 울면서 끝날 거라고. 다 널 위해서야."


"보세요. 우린 그냥 언제 당신을 퇴원시킬지, 다른 이나 당신 자신에게 해를 입히지는 않을 건지 알고 싶은 것뿐이에요." 브루스가 말했다.


로키는 조금 더 똑바로 앉으려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는 이런 움직임에도 어지러움을 느꼈다. "왜지?" 그는 물었다. "왜 내 건강을 신경 쓰는 거지? 내가 죽는다면 너희들 문제도 풀릴 텐데."


"왜 그런 짓을 한 거죠?" 브루스가 물었다.


"이건 내 삶이 아니니까!" 로키는 소리쳤고,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금은 그렇잖아." 토니가 잠시 뒤, 말했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야." 로키는 되받아쳤다. "내 몸이 아니다. 난 이딴 게 아니야."


"어떤 몸을 했는지가 당신이 누구인가를 결정하진 않아요." 브루스는 그에게 말했다.


"꺼져." 로키는 성내어 말했다. "당장."


브루스와 토니는 머뭇거리더니 떠났다. 로키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


간호사들은 그의 팔에 뭔가를 주입했다. 그것은 약으로 마치 그가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를 잊게 했다. 모든 것이 무뎌지고 시간은 흘러갔다. 그리고 어느새 로키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도 그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잊어갔다. 그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사라졌고, 어느 순간 그는 약병관 무딘 감정만을 지닌 채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와 있었다.


이 감정들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여전히 분노와 슬픔, 증오의 격통을 느꼈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직접적이지도 않았으며 조용히 와서는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새 로키는 두 뺨에 눈물을 흘리며 침대 위에 누워 있었지만, 왜 울고 있는지도 어떻게 침대에 있게 됐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두려움을 느꼈다. 모든 것이 너무나 불확실했다. 그는 그 자신이 아니었으며, 알지 못하는 장소에 있었다. 이 몸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는 이 인간의 피부 아래에서 진짜 자신을 찾지 못했었고, 되돌릴 마법조차 그에게 없었다. 그는 혼자였고, 약하며, 한정된 수명만을 살아야 했다. 만약 그가 노력만 한다면 시계가 똑딱거리며 매분 그의 삶 일부분을 앗아가고 있는 것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들은 어떻게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지, 그는 궁금해졌다. 언제나 이 몸이 언젠가


멈출 거라 알면서도.


인간들도 그날이 금방임을 알고 있었다. 죽음은 빠르게 닥치며 결국 찾아올 것이었다. 그리고 로키는, 이전에도 죽음과 맞이했지만 이런 식으로 마주하지 않았었다. 이것은 너무나 확실하며 빨랐다. 어차피 그의 몸은 실패할 것이었다.


그리고 약은 그것 또한, 잊게 했다.


**


"로키."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마음속에 있는 안개를 뚫고 들려왔고,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그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곳에는 높은 빌딩들이 서 있었고 그 주변을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는 이곳까지 걸어온 기억이 없었다.


브루스 배너가 그의 앞에 선 채, 그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가버려." 로키가 말했다.


"토르가 제게 당신이 괜찮은지 봐 달라고 했어요." 브루스가 그에게 말했다. "그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내 형도 아니잖아." 로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아무리 거짓이라도."


브루스는 그에게 눈살을 찌푸렸다. "제 생각엔 약이 당신을 좋아지게 하기보단 더 악화시키고 있는 것 같네요."


"내게 그렇게 느낄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좋다는 건 대체 어떤 느낌이지?" 로키가 물었다. "이건 내 삶이 아니다."


"이건 당신 삶이에요." 브루스가 말했다. "당신 자신의 삶으로 만들어야죠. 이게 당신의 형벌입니다. 받아들이고 움직이세요."


"다른 이들에게서 주어진 삶을 사는 것도 신물이 나." 로키는 쏘아붙였다. "이건 나 자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 자신의 삶으로 만드세요." 브루스가 느리게, 재차 말했다. "솔직히,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하잖아요. 뭘 하겠다는 것도, 직업도, 이름도 없죠. 세계 정복 말고도, 당신이라면 어떤 것이든 할 수 있겠죠. 똑똑하지 않습니까."


로키는 그를 올려다봤다. "너희들의 마법은 어떤 거지?"


브루스는 웃음을 터뜨렸다. "일부 사람들은 과학을 마법이라 여기죠. 또 일부 사람들은 진짜 마법을 해보려 하지만, 실제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또 어떤 사람들은 마법사라 하지만 그건 그냥 손장난에 불과하니까요."


안개가 형태를 바꿨다.


"그 과학이란 거…"


"당신이라면 물리학을 좋아할 것 같네요." 브루스가 말했다. "아니면 생물학도 괜찮겠죠."


"그 여자." 로키는 듣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그 여자가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려고 했어." 잠깐 말을 멈추었다. "난 세계 사이를 걸어가곤 했었지. 통하는 길들이 있었으니까."


"누구를 말하는 거죠?"


로키는 한숨 쉬었다. 태양은 그의 차가운 피부에 닿아 따뜻하게 느껴졌다. "제인 포스터와 이야기를 해야겠다."


브루스가 발을 움직였다. "그건-"


"한 가지를 해야겠다면, 이걸 해."


브루스는 그렇게 해줬다.


그날 밤, 로키는 약을 먹는 것을 그만두었다.


**


악몽들은 끔찍했다.


로키가 인간이 되었음에도, 그는 이전에 일어났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여전히 그 무의 공포를, 토르와의 마지막 싸움을, 그의 피부가 파랗게 변하는 순간을, 그리고 서리 거인의 빨간 눈을 통해 서로 무엇인지 깨달은 순간을 보았다.


그러나 로키는 여느 때보다 더 명확하게 생각하고, 기억할 수 있었다. 그 자신이 스타크 타워의 실험실 중 하나에 제인 포스터와 함께 있단 걸 알았을 때, 그는 자신의 뇌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단 것에 기쁨을 느꼈다.


인사는 기껏해야 격식 정도였다. 둘 다 서로에 대해 들은 적 있으며, 서로가 경계한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제인의 방정식과 그 모델, 수치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로키는 처음으로 그 자신이 이해 못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모든 것은 그를 고무시켰고, 마치 마법이 그에게 말하는 것과 같이 들렸다. 그는 이 방정식이란 것과 이 새로운 말을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이것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을 알았다.


제인이 그 이유를 묻자, 그는 "뭔가를 놓쳤으니까."라고 대답했다. 그 뭔가는 마법이었고, 그것은 제인의 언어와는 완전히 다른 언어였다. 복제할 수 없는, 그녀가 가지지 못한 자연적 에너지.


"그렇지만, 당신 혼자서 세계 사이를 여행할 수 있었다 했죠, 그렇죠?" 제인이 물었다. "특정 장소로 순간 이동까지 할 수 있다 했고요."


"그래." 로키는 답했다.


제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유용한 정보예요. 알다시피, 인간들은 다른 행성들을 여행해보려 했지만, 우리가 가진 시간보다 수년이 걸릴 만큼 행성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요. 조금 더 빠르게 이동할 방법이 필요해요. 그러니 당신이 어떻게 했는지를 말해봐요."


로키는 그녀를 쳐다봤다. "넌 이해하지 못할 텐데."


"그러면 이해할 수 있게 이곳의 언어로 말해요. 당신이 세계 사이를 어떻게 오갔는지." 제인이 말했다. "그러면 우리가 가진 것에 응용할 수 있는지 살펴볼 테니까요. 분명히 효과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런 것이었다. 이것이 그의 삶이 될 수 있었다. 오딘이 그의 마법을, 수년을 빼앗아 갔지만 그의 마음까지는 가져가지 못했었다. 그리고 로키는 그것들을 되돌려받을 방법을 찾았다.


"노력해보지." 로키가 말했고, 그들은 서로 악수를 했다.


**


로키는 잠을 적게 자며, 음식을 적게 먹으면서 스타크 타워에서 일했다. 그는 어벤져스의 존재도, 그 자신이 정말로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었기에 그런 그를 토니 스타크가 얼마나 흡족해하며 능글맞게 웃는지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는 제인과 다르시의 잠을 자라는 (부드럽거나 혹은 때때로 격해지는) 제안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작업은 고됐다. 확신을 하고서, 마법 이론을 유용한 뭔가로 바꾸기 위해서는 그는 미적분학과 고급 물리학을 배워야만 했다. 그리고 그 순간에도 그는 자신의 시간만이 아니라 제인의 시간도 흐른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그는 토르를 알아채지 못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하였다. 토르는 제인을 보러왔다. 그러고는 토르는 그를 슬프고 그리워하듯 쳐다봤다. 하지만 로키는 작업에 몰두하며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얼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 알지 못했지만, 시간은 흘렀다. 하루하루가 말도 안 되게 짧았고, 한주한주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제인의 생일을 보냈고, 땅 위로 눈이 내렸으며, 꽃들은 피었다. 그러나 로키는 그들이 얼만큼의 성과를 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의 작업량은 늘어나고 그는 일을 진행했다. 그의 몸은 단순한 도구였으며, 머리를 쓰기 위한 연장선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어떤 것에도 신경 쓰지 않았고, 단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만을 새겼다.


토르는 끈질겼다.


어느 날 밤, 그가 억지로 자신의 아파트로 되돌아가게 된 날, 토르는 거실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로키는 물었다.


"오늘 밤은 제인이 친구들과 나가서 말이다." 토르가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너와 말하고 싶기도 했다."


토르는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근육질에 금발이었다. 그러나 로키는 그 자신이 달라졌단 걸 알았다. 더 마르고, 머리카락은 더 길어졌으며 극도의 피로가 그의 몸 전체를 망쳐 놨다.


"아직도 제인을 찾는군." 로키는 말했다.


토르는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 여자는 죽을 거야." 로키가 그에게 말했다. "널 두고 떠나겠지. 그 여자의 시간은 머지않아 끝나."


"그녀는 아직 젊다." 토르가 말했다.


"인간이지."


"네게 인간이란 그런 것이냐?" 토르가 물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


"아니." 로키는 말했다. "하지만 찾아온다는 걸 알고 있지. 프로젝트를 하고 있지만, 내겐 남은 시간이 별로 없어."


토르는 그를 쳐다봤다. "넌 내일 죽는 게 아니야." 그가 마침내 말했다. "다음 해에 죽는 것도 아니다."


"그걸 어떻게 알지?" 로키는 쏘아붙였다. "이 몸은 너무나 허약해. 넌 모를 거야, 토르. 인간인 채로 삼일밖에 보내지 않았으니까. 죽음이 찾아오길 기다릴 필요도 없었지."


"난 죽었었다." 토르가 그에게 상기시켰다. "네가-"


"그만." 로키가 말했다. "이건 같지 않아. 오딘은 날 되살리지 않을 테니까."


"그건 진실이 아니다." 토르가 말했다.


"이 형벌을 뭐라 생각해, 토르?" 로키는 물었다. "이건 사형 선고야. 길고도 고통스럽지만, 결과는 같지."


"로키." 토르는 다시 말하려 했다.


"그만. 여기에 대한 얘기는 그만하지. 듣고 싶지 않으니까."


"오딘께선 널 되살려 주실 거다."


로키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내 삶이야. 날 되살리지는 못해." 잠깐을 말을 멈추었다 다시 말했다. "내가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토르는 어딘가 맞은 것처럼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뭐?"


"내게서 내 것을 가져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로키는 그에게 말했다.


"로키, 넌 제정신이 아닌-"


"난 지금 아주 제정신이야, 토르. 수년간을 내게서 많은 것들을 빼앗아 갔지만, 이제 이건 내 선택이야. 거절하지."


"로키." 토르는 목이 메었다. 그 자신의 목소리에. 눈물에. 감정에.


"이건 형벌이 아니야." 로키가 말했다. "더 이상은 아니다."


토르가 떠났을 때, 그는 뭔가를 느꼈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것을 슬픔이라 착각했을 테지만, 로키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


인간들이 죽는 방식은 다양했다. 로키는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며, 어떤지 잘 알고 있었다. 상처가 나서, 병이 나서, 사고에 휘말려서, 중독돼서 죽기도 했으며, 자연사하기도 했다. 너무 늙거나, 너무 어리거나, 태어나기엔 너무 약하거나, 고통을 참지 못하거나, 감정 결핍에 싸여, 혹은 너무나 많은 감정에 싸여서 죽기도 했다.


그것은 감기로 시작했다. 그는 그것을 무시하며 광적으로 마지막 작업에 몰두하였고, 제인에게 결과물을 넘기며 보고했다. 나중에 배너 박사가 그것을 독감이라 알렸을 때도, 그 역시 무시하며 정부 조직과 함께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위해 자금을 모으는 일을 진행했다. 결국 그는 제인이 프로젝트가 진척되고 있다는 보고 직후에 실험실에서 기절했다.


그는 쉴드의 병원에서 깨어났다. 쉴드는 그를 감시하는 걸 좋아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배너 박사는 그가 폐렴에 걸려 폐 전체에 바이러스가 퍼져 있다고 말했다.


로키는 입과 코 위로 마스크가 쓰여 있었기에 대답하지 않았다. 마스크는 그가 숨을 쉬게 도와주었고, 그것은 좋았다. 이 순간 만큼은 그 혼자 숨을 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는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다. 주위를 둘러싼 모든 것이 느려지고 흐릿해졌으며, 그의 몸은 아프고 무겁게 느껴졌다. 숨쉬기는 수행해야 할 작업처럼 의식적인 행동이 되었다. 때때로 그는 익사한다는 느낌에 헐떡거리며 깨어나기도 했다.


토르가 그를 찾아와, 그의 이마 위에 시원한 손을 올리고는 머리칼을 뒤로 넘겨주었다. 그 손은 크고 기분 좋아 로키에게 그들이 별로 다르지 않았던, 서로에게 적대적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했다. 로키는 순수했으며 토르가 그의 형이었던 때를. 하지만 지금 로키가 토르에게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해도 마스크 때문에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이 없다 해도 그는 단어를 담기에는 숨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의 한 부분은 토르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조차 알 수 없었다. "널 증오해" 혹은 "내가 미안해" 혹은 "널 사랑해"라는 말을 할 수도 있었고, 그 모든 게 진심이기도 했다.


간호사들과 의사들은 항생제를 놓으며 나아질 것이라 했지만, 로키는 오로지 피곤함과 무거움만을 느꼈다. 결국에는 배너 박사는 아무것도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을 시인했다. 로키가 이 병을, 오랫동안 무시해왔던 이 질병을 이겨내기에는 강한 면역 체계를 갖지 못한 것을 시인했다. 


"우리가 당신을 치료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배너는 정말로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오딘이 나타났다.


아니면 토르일 수도 있었다. 로키는 확신하지 못했다.


마스크 뒤로, 그는 입을 움직여 처음으로 목에서 소리를 내려 했다. 몇 주만인 거지? 며칠인 건가? 그러나 더는 시간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난 해냈어." 그는 헐떡거렸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는 어떤 것도 기대하지는 않았다.


"죽게 내버려 뒤." 로키는 덧붙였다. "돌아가지… 않는다. 내 선택이야." 잠깐 말을 멈추고, 숨을 모았다. "형벌이 아니야. 내 보상이다."


오딘은 사라졌다. 로키는 숨을 내쉬고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


배너 박사는 로키의 생명 유지 장치를 떼어내고는 시체를 담요로 감쌌다. 조그맣게 장례식을 치렀고, 커다란 공동묘지에 토르의 요청대로 시체를 태워 재가 된 로키를 묻었다. 로키 같은 이에게 해줄 제대로 된 장례식은 아니었지만, 가장 가까운 것이기도 했다.


토르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제인에게 우주 속을 날아다니는 저 기계가 인간을 어디로 데려다 줄지 물었다. 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디로든지요. 다른 행성, 은하, 아직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곳으로 갈 수도 있어요."


"나도 그런 행성들에 대해 알고 싶군." 토르가 말했다.


"알 수 있어요." 제인이 그에게 말했다. "토니와 제가 계속해 당신에게 알려 줄게요. 쉴드도 그렇게 해줄 거예요." 제가 죽은 후에도 말이죠, 라는 말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토르는 아스가르드로 돌아갔다. 그는 아스가르드와 지구를 오가며, 언젠가 아스가르드의 왕이 될 준비를 하였다.


로키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토르는 그에 대해, 진실을 알고 싶지 않아 오딘에게 묻지 않았다.


로키는 죽고 싶어했었지만, 토르는 그의 동생이 돌아오길 바랐다. 그래서 그는 기다렸다. 기다리다가 죽는다면, 살아 있는 동안 로키를 만나지 못한다면, 어쩌면 죽음 뒤에 다시 로키를 볼지 몰랐다. 그는 로키가 어떤 형태로든, 살아 있든 죽어 있든 그가 평온을 찾길 기도했다.


그는 언제나 그러길 바라왔고, 계속해 바랐다. 그는 동생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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