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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 오타 죄송죄송. 제목 초라한 것도 죄송죄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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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를 78번이나 봤었는데...
이건 말해야겠다.
일단 로키가 했던 모든 것들을 옆으로 제쳐 두고, 어떻게 커왔는지만 보자. 어쩌면 사람들은 "그래서, 오딘이 로키에게 입양되었다고 말하지 않았어. 그래서 뭐? 어차피 일어났잖아."라고 생각할지 몰라.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봐… 오딘은 로키의 삶 내내 진짜 혈통을 그에게서 숨겨왔어. 그 삶 내내 서리 거인들은 악한 괴물들이라고 믿도록 키워왔어. 오딘은 로키가 서리 거인인 것을 알고 있었어. 그 안에 그 피가 흐르는 것도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로키에게 타도해야만 하는 역겹고, 비열하고, 사악한 괴물들이라고 주입했지.
또 오딘은 로키가 언젠가 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지. 오딘이 그렇게 말했을 때, 절대로 아스가르드의 왕을 의미한 게 아니었어… 요툰헤임의 왕이란 의미였지. 로키를 그들만의 게임의 교섭 품으로 사용하려 한 거였어. 로키에게 아스가르드의 신념을 서서히 주입하면서, 오딘이 때가 되었다고 느꼈을 때, 로키에게 요툰헤임을 맡기려고 했었지. 아스가르드의 신념하에 다스리도록 말이야.
이 말은 오딘은 그가 로키에게 그가 진짜 누구인지를 결국엔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로키 역시 자신이 서리 거인이란 걸 깨닫지 못하는 이상 로키 더러 요툰헤임을 다스리도록 할 방법이 없었어. 그래서 오딘은 이 아이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데려와… 인종에 대해 아주 아주 끔찍한 것을 믿도록 세뇌시켰어. 로키가 그 인종에서 태어난 것을 깨닫게 될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야.
내 말은… 오딘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였냐고? 오딘의 "난 내 아들들을 동등하게 사랑한다."란 말을 진실로 믿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저건 완전 엿같이 말도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해.
오딘은 로키에게 신념을 강요하였고 그건 로키를 그 자신을 혐오하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었어. 신념은 아주 깊게 자리 잡아 로키가 자신의 모든 인종을 파괴하려 했던 만큼 멀리 가버리도록 한 거야… 그리고 그건 그를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아무 의미 없는 거였어. 그래서 로키는 처벌받고 거의 추방당하는 거나 마찬가지가 되지. 그가 옳다고 생각하도록 커왔던 대로 한 것에 대해서 말이야. 로키가 가르침을 받은 대로 해봄으로써 존경심을 얻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아무 상관 없었고, 여전히 감정적으로 무시 받았어. 실패자로(잘못된 것으로). 그리고 오딘은, 로키가 감정적으로 무너졌을 때 진실로 손 내밀어 줄 수 있었던 오딘은 그러는 대신에 경멸과 모욕을 보여줬지.
그런데 토르와 오딘(혹은 그 누구나)은 로키가 자기 혐오감에 뒤덮인 채 적의와 극단적 행동으로 그 자신의 가치를 낮추는 거에 왜 그렇게 놀란 거야? 로키의 인생 내내 그는 서리 거인들은 극악하고 하찮은 괴물들이라고 들어왔었다고. 그렇게 토대가 된 믿음들은 오딘이 로키의 마음에 자리 잡도록 강요한 거였고 그 말은 로키 그 역시 극악하고 하찮은 괴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였어.
그래, 오딘, 왜 로키에게 처음부터 말해주지 않은 거야? 이건 씨발 보호한 게 전혀 아니라고…
*이건 다 내 개인적 생각이야, 누구나 각각의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한 다른 생각이 있을 거고, 그것들도 난 정중하게 받아들일 게.*
이런 걸 이렇게 말하지: 이중 의식. 위키에서 찾아봐. 믿을 수 없을 만큼 서로 상응하니까. 내 말은, 원글러가 "인종차별주의자"란 단어를 사용한 게 우연한 일치가 아니란 거야. 딱 들어 맞다고. 젠장, 이건 단순히 세뇌가 아니야. 그건 화이트워싱 1이었다고! 2
내가 좀 덧붙여도 될까? 어쩌면 원글러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거 일 수도 있지만, 토론을 다시 고쳐 말하는 건 그걸 더 명확하게 해주는 데 도움이 되니까. 게다가, 난 진심으로 다 동의하고 저 말들에서 더 보태고 싶은 것 뿐이니까. :)
이 장면이, 그리고 로키의 몸부림이 이 한 줄에 다 나와 있다고 봐. 로키는 사실(폭로된 사실)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었어. 아니 적어도 받아들이는데 어려웠지. "난 괴물이야."란 걸 말이야.
자막을 더 명확히 하자면 이거야. "나는 내가 생각해왔던 사람이 아니었고, 더 최악인 거네. 난 내가 욕하던 것들인 거네. 절대로 속하지도 않았고, 절대로 그럴 일도 없어."
여기서 주노 디아스의 말이 생각나네(조스 웨던도 이 말을 인용하기는 했지만, 그때는 영화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였어).
괴물들은 거울에 비칠 모습조차 없다 하는 생각들이 있지요. 하지만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했어요. 괴물들이 거울에 비칠 모습조차 없는 것이 아니라고요. 그런 게 아니라, 인간을 괴물로 만들고 싶다면, 그들을 부정하면 되는 거예요. 문화의 관점에서, 그리고 그들이 비치고 있는 상 어떤 거라도 말이죠.
로키에게는, 두 가지 관점이 적용돼. 진짜 자신이 성장하는 진짜 상을 부정당했어. 그리고 진짜 자신이 "밤에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괴물"이란 상마저도 부정당했지. 이중으로 부정당한 거야. 자신이라 생각했던 것이 거짓이었고, 그리고 진짜 자신은 거짓에 가치 없는 걸로 여겨진다는 걸 - 그가 커왔던 사회에 의해서 진실이 아니고 하찮은 거란 걸 알게 되었어. 로키의 본성과 본성이 그를 반하고 있어. 서로 상쇄하는 거지. 이걸 이중 의식이라 하고, 이건 원글러가 지적한 대로 가장 최악인 짓이야. 진짜 본성이 아무것도 안 남도록 가치관이 주입됐고, 그건 그를 그 자신의 가장 최악의 적으로 만들어 버린 거라고.
좀 구석에 가서 울게.
하, 여기서 좀 더 얘기해도 될까? 톰 히들스턴이 이런 의미를 암시하며 말한 적이 있어. 로키는 모든 걸(완전히) 다 잃었다고. 출생 덕분에 아스가르드에 속하지 않지만, 가르침(훈육 방식)으로 요툰헤임에도 속하지 않아. (가르침 대신에 식민지, 이민으로 바꿔 읽을 수도 있지만, 그건 좀 벗어나는 것도 있으니까.) 로키는 집이 없어. 그 자신이란 감각도 없고, 주위에 아무것도 없어. 잃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야. 그렇게 파괴적으로 행동한 데 놀랍지 않지?
사실, 그 삶 내내 거짓으로 둘러싸여 졌는데, 로키가 그렇게 남을 속이는 게 새삼스러울 것도 아니잖아? 그도 거짓을 들어왔는데, 그러니 그 자신도 다른 이들을 속이는데 아무 도덕적 거리낌 없어. 행동, 명예, 정직의 -아버지신조차 이렇다 할 수 없는 - 어떤 규약도 따라야만 하는 의무감(양심의 책임)을 느끼지 못해.
그 결과, 오딘은 서리 거인들보다 더 큰 "괴물"을 만들었지. 히스 레져와 크리스토퍼 놀란의 조커처럼(DC와 마블을 엮어서 말해서 욕한 것처럼 들리지는 않겠지 ㅎㅎ), 로키는 이렇다 할 뚜렷한 동기가 없기 때문이야(적어도 다크월드에서 그랬지). 자기 의식도 없고 행동을 바로 잡아 줄 도덕의식도 없어. 삶에 의미를 줄 가치 체계도 없어(그래서 "만족은 내 천성이 아니니까(satisfaction is not in my nature)"이란 말을 한 거야). 로키는 그냥 세계(들)이 불타는 걸 보고 싶은 거야.
- 다수파 문화에 대한 소수민족 구성원의 복합적 의식을 가리키는 데 쓰이는 문학비평 용어. [네이버 지식백과] 이중의식 [double consciousness, 二重意識] (두산백과) [본문으로]
- 자신의 문화를 등한시하고, 서부의 문화(혹은 다수파 문화)를 수용하는 것. 혹은 그런 행위. [어반 딕셔너리] [본문으로]